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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조회 1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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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록페스티벌 무대에 선 국카스텐 인터뷰

 

"일어로 노래하고 일어로 설명

그래도 가사 전달 어려우면

강렬한 연주와 적극적 제스처로"

 

밴드 결성 올해로 10년

"마니아틱한 걸 버려야

대중적이 된다는 편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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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일본 후지록페스티벌 레드 마키 무대에서 국카스텐이 공연하고 있다. 인터파크 제공 @Torii Yosuke

 

전날 하루 종일 쏟아지던 빗줄기가 약해진 7월30일. 제21회 후지록페스티벌이 열린 일본 나에바 스키 리조트 실내공연장 '레드 마키'(Red Marquee)에는 '스콜'이 몰아쳤다.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가운데 국카스텐 프런트맨 하현우가 큰 제스처로 열광하는 관객들과 보조를 맞췄다. '스콜'은 사이키델릭 록 밴드 국카스텐의 여름 전국 투어 브랜드다. 2015년 시작해 지난해엔 7만명의 관객이 찾았고 올해도 2회 공연에 7천명이 운집했다. 제목처럼 공연마다 비를 몰고 다녀 멤버들은 보컬 하현우 이름의 마지막 글자가 '비 우'(雨)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이번 후지록도 예외가 아니다. 공연이 끝난 직후 뮤지션 대기실에서 국카스텐 멤버인 하현우, 전규호(기타), 이정길(드럼), 김기범(베이스)을 만났다.

 

하현우는 공연에서 "인이어 마이크의 소리가 깨진 상태로 노래를 했다"고 말했다. 열광적인 공연이었기에 열악한 상황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빠른 무대 전환 중 이 부분의 확인을 놓친 것이다. 공연과 공연 사이 30여분의 준비 시간이 주어지는데, 객원 연주자까지 올라가는 무대의 준비치고는 빠른 셈이었다고 전규호가 평했다. "전문 스태프가 스튜디오에서 세팅한 거의 그대로 써도 돼서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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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일본 후지록페스티벌에서 국카스텐 하현우가 노래하고 있다. 인터파크 제공 @Torii Yosuke

 

이번 공연을 위해 하현우는 예전에 만들어놓았던 일본어 가사를 꺼내서 다시 외웠다. '거울', '붉은 밭', '파우스트'를 일본어로 불렀다. "일본어로 노래하면 묘하게 힘과 밸런스가 바뀌는데 그게 재밌다. 몸동작을 크게 했고 곡 전후에 일본어로 설명을 준비했다." 이정길은 "공연 시작곡인 '붉은 밭'이 4분의 3박자라 박자 타기가 어려운 곡이다. 사람들이 공연을 진행할수록 흥을 더해가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난해한 가사를 공감각적인 이미지로 전달하는 게 밴드의 특성이라 외국 공연은 다른 게 있을 법하다. "한국 사람도 가사를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들리는 단어로 느낌을 잡아가는데, 외국인들에게는 플레이가 중심이 되어 들릴 것이다. 가사 전달에 강박관념을 갖지 않고 연주에 집중했다. 특히 후지록이 어디보다도 '로킹'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곡으로 세트리스트를 짰다."(하현우) '거울'은 예의 그 유명한 전주가 나오기 전 숨을 고르는 긴 전주가 삽입되었고, '도둑'에서는 성큼거리는 박자에 맞춰 하현우가 관객의 호응을 이끌며 무대 앞으로 나섰다. 하현우·전규호·이정길이 의기투합했던 밴드 '더 컴' 시절의 '나침반'도 선곡해 유려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2017년은 김기범이 마지막 멤버로 합류하고 '국카스텐' 이름을 붙인 지 10년이 되는 해다. 하현우는 "젊은 시절을 생각해보면 열심히 살았다기보다는 힘들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고백했다. 밴드의 전환점은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2012년), <복면가왕>(2016년) 등 방송 출연으로 이루어졌다. '가수' 중심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프런트맨 하현우만이 각인된 것이 위험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나는 밴드야, 나한테 밴드가 중요한 거야, 굳이 무리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가다 보면 음악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면가왕>에서 한번도 안 해본 보컬로서 고민을 많이 했고, 그게 밴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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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멤버들. 왼쪽부터 김기범, 하현우, 전규호, 이정길. 인터파크 제공

 

"아무리 병사가 많아도 장수 한명이 구멍을 하나 뚫어줘야 전쟁에서 이기듯이 인디에서도 스타가 나와줘야 한다. 국카스텐과 같은 친구들이 쭉쭉 뻗어가야 한다"고 신해철이 2014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밴드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국카스텐은 희망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국카스텐에게 책임감으로 지워졌다. "신해철 선배님이 한 것에는 한참이나 못 미친다. 지금 책임감이라면 팬들과 음악에 대한 것이다. 텔레비전에 출연하면서 여러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일흔 어르신이 국카스텐 공연장을 찾아와 노래를 듣고 살 의욕을 얻었다는 말도 들었다. 팬들을 보며 오히려 우리가 우리 음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대중성과 마니아성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래도록 음악을 집중해서 하면 가치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하현우는 '가치'라는 단어를 여러번 강조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건 여전하지만 가치에 대한 생각이 생겨났다.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 고맙다. 팬들이 우리를 오랫동안 볼 권리를 위해 건강을 지킬 것이고 해체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할 것이다."

 

2014년 정규앨범 <프레임>을 낸 이후 '펄스', '도둑' 등 싱글 앨범을 냈다. 최근 공연에서는 '이방인'이라는 노래를 선보였다. "팬들이 곡을 만든 사람만큼 깊게 분석하더라. 음악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고 이렇게 한곡 한곡 집중하는 것도 좋다. 녹음이 빨리 되는 것부터 싱글이나 미니앨범 형태로 발매할 것 같다." 국카스텐은 오는 8/11일 헤드라이너로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

 

유자와(일본 니가타현)/구둘래 기자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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