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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록밴드, 국카스텐 - 뉴스/칼럼 - 모터핑거  #1 나는 가수다?! 노! 우리는 록밴드다 - 일렉기타 통기타 베이스 강좌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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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조회 1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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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가수다?! 노! 우리는 록밴드다

 

국카스텐은 한국에서 드물게 인기 있는 록밴드다. 그리고 MBC의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2가 본격적 비상의 발판이 됐다. 국카스텐은 인디 밴드 중 가장 매스미디어를 잘 활용했으며 메인스트림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줬다. 2009년 2월 발매된 첫 정규 앨범 [Guckkasten]은 나오자마자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출연 전부터 이미 실력으로는 정평이 나 있었다. 2010년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이들에게 록부문 최우수 노래상 및 올해의 신인상 등 2관왕의 영예를 안긴 것이 빼어난 실력을 증명한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대중적인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국카스텐이 흥미로운 지점은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는 가수다"를 "나는 록밴드다"로 바꿔놨다. 또한 "대중적인 음악"이란 것의 정의를 다시 재정립하게 만들었다. 인기를 얻으려면 천편일률적으로 댄스나 발라드를 해야 하고, 예능감이 있어야 한다 등등의 조건은 국카스텐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했고, 대중은 열광했다.

 

 

마스크를 두른 채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하는 컨셉의 "복면가왕"은 최근 다시 한번 국카스텐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끄집어냈다. 묵직하면서도 싸이키델릭한 기타 연주와 엄청난 에너지, 너무나 생생해 눈 앞에서 음계가 그려지는 것 같은 하현우의 목소리. 국카스텐은 국가대표 록밴드라고 불리기에 충분했다.

 

하현우의 목소리는 "나는 가수다" 속 씨스타의 '나혼자'를 부르며 대중적 마력을 입증했다. 여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파워풀하고 호소력 있게 재해석했고, 특유의 애잔하면서도 묵직한 사운드를 잃지 않으며 이뤄낸 성과였다. 국카스텐의 선전이 있었기에 "나는 가수다 시즌3"에서 다시 인디 밴드 몽니의 등장이 가능했다. 혁오가 "무한도전"으로 뜨기 전, 국카스텐이 있었다.

 

 


#2 밴드의 시작

 

밴드 결성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하현우가 길을 걷던 중 드러머 이정길이 다가와 초면에 음악을 좋아하냐 물어봤다고 한 에피소드는 유명한 일화. 그 때의 긍정적인 답변을 토대로 거짓말처럼 밴드의 원형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원래 직업 군인을 하려다가 자기 형이 산 기타에 홀려 음악을 시작한 기타리스트 전규호가 합류하며 이렇게 국가스텐이 시작됐다. 베이스 소리는 주로 MR로 대체했을 뿐, 활동 초기 국카스텐에는 베이시스트가 없었다. 그러다 마주한 사람이 베이시스트 김기범. 음악학원에서 우연히 만난 그를 멤버들은 열심히 설득했고, 멤버들이 군제대를 하고 나서야 국카스텐은 본격적인 활동의 피치를 올리게 된다.

 

국카스텐은 독일어로 중국식 만화경을 뜻한다. 거울을 이용해서 갖가지 색채무늬를 볼 수 있도록 고안된 시각적인 완구인 이 단어를 하현우는 진중권의 책 "미학 오디세이"를 읽다가 처음 접했다고 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물건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싸이키델릭한 느낌이었다"다는 말에서 그가 당시 받은 충격을 감지할 수 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싸이키델릭한 느낌의 현대적인 사운드를 낼 수 있다면 정말 맛깔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활동 초반 국카스텐 사운드의 기초를 다져나갔다. 그리고 나온 1집은 발매되자마자 명반으로 평가 받으며 인디 신을 휩쓸었다.

 

 

국카스텐 음악의 기본 줄기는 싸이키델릭으로 지저분한 기타 소음을 반복하며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다. 자유롭게 음역대를 넘나들며 음을 구부렸다 펴는 하현우의 목소리 자체가 이펙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산울림이 동요 감성으로 싸이키델릭에 대한 반감을 줄였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국카스텐은 싸이키델릭과 대중 사이에 접점을 찾았다. 바로 파워와 이지러짐을 극단으로 끌어올려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1집 [Guckkasten] 첫 곡 '거울'부터 "국카스텐 음악의 고갱이"에 접근할 수 있다. 울렁거리는 기타 연주와 활처럼 휘는 하현우의 목소리는 현기증을 유발한다. 흔히들 뽕끼로 표현하는 비음과 꺾기가 뒤섞인 창법을 노골적으로 사용하며 묘한 친근감을 주는 트랙도 있다. 2집 [Frame] 수록곡 '오이디푸스'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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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의 강렬한 전율을 기억하던 팬들은 국카스텐과 소속사 간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자, 정규 2집 발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카스텐은 부당한 대우와 정산금 미지급, 매니지먼트의 일방적 통보 시스템 등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고, 예당컴퍼니는 국카스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계약위반을 이유로 맞소송을 벌이며 사태가 악화됐다. "나는 가수다"로 밴드가 조명을 받은 것은 좋았지만 이후 벌어진 소송전은 인디 밴드의 스타덤을 흠집 내고 싶은 호사가들의 입을 근질거리게 만든 것. 악재는 있었지만, 결국 이들은 다시 음악신으로 복귀했다.

 

국카스텐은 소속사가 제기한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13년 발표 예정이던 두 번째 정규작 [Frame]은 2014년 11월에 드디어 선을 보였다. 그리고 소송전의 부침이 있었던 밴드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풍성한 15곡을 앨범에 담았다. 싸이키델릭 하면서도 현대적 사운드가 총망라된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좋다. 일렉트로니카적인 터치가 강화된 2집은 국카스텐의 굳건한 다짐이 녹아있는 것처럼 들린다. 결코 여기서 국카스텐은 멈춰 서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박효재 (경향신문 기자)

me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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