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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그 많던 뉴에이지는 어디로 갔나?
2개월 전 조회 41 댓글 0

조지 윈스턴. 서울예술기획 제공

 

 ‘뉴에이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음악이 있다.

 영어 단어의 뜻을 직역하자면 ‘새로운 시대’. 그만큼 그 전의 음악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품은 음악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뉴에이지는 음악의 장르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종교적·사회적 운동이기도 하다. <두산백과>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인용하면 이렇다.


‘무신론과 물질주의가 만연한 20세기 말엽, 사람들은 종교적 인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기존의 사회·문화·종교에서 더 이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여 영적 공허를 느낀 사람들이 이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것이 뉴에이지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운동이다.’


뉴에이지 음악도 이런 정신을 담고 있다. 고전 음악이나 포크, 재즈 등 기존 여러 장르의 음악적 특징들을 고루 받아들여 듣는 이의 정신을 맑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특징이 있다. 무드 음악, 환경 음악, 혹자는 무공해 음악이라고까지 부른다. 무공해 콩나물도 아니고, 표현이 웃기긴 하지만 무공해라는 표현만큼 뉴에이지 음악의 특징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는 것 같다. 그만큼 가사와 멜로디 모두에서 자극적이거나 선동적인 느낌을 철저하게 배제한 음악이 뉴에이지다. 아예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 많은 것도 뉴에이지 음악의 특징이다. 동서양의 음악적 자양분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점도 그렇고.


1986년부터 그래미 어워드에 ‘뉴에이지 음악’ 부문이 신설됨으로써 미국에서는 하나의 음악 장르로 정착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가 뉴에이지 음악의 전성기였다. 야니, 엔냐, 스티브 바라캇, 시크릿가든, 유키 구라모토, 앙드레 가뇽 등등 국적을 불문한 수많은 뉴에이지 아티스트들이 인기를 누렸다. 퓨전 재즈와 뉴에이지의 경계선쯤에 서 있는 케니 지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에 뉴에이지 음악을 대중화시킨 1등 공신은 조지 윈스턴이다. 일흔을 바라보고 있는, 미국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피아노 학원 좀 다녔다는 사람치고 조지 윈스턴의 ‘땡스 기빙’이나 ‘캐논 변주곡’을 안 쳐본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그랬다. 체르니와 하농, 소나티네 연주곡집의 질서정연한 음률에 지쳐있던 나에게 조지 윈스턴의 음악은 고구마 뒤의 사이다, 돼지갈비 흡입 뒤의 물냉면 같은 느낌이었다. 선생님에게 손 모양이 안 예쁘다며 혼나고 주눅 들었던 소년은 조지 윈스턴의 곡을 칠 때면 피아니스트라도 된 양 자기 감정에 심취해 멋대로 건반을 두드렸다. 조지 윈스턴의 곡들은 기교적으로는 접근장벽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그 여유로운 공백에 연주자의 감정을 마음껏 넣을 수 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다보면, 피아노 학원 옆을 지나가다보면 나 같은 소년 소녀들이 연주하는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곡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은 그의 기념비적인 히트작 <디셈버> 음반에 실린 곡들. 그 음반은 아마 피아노 연주 음반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만 100만장이 넘게 팔렸다는 판매량 기록이 있는데, 자세한 팩트 체크는 생략한다.


그 시절 조지 윈스턴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아이템이 피스 악보다. 팝이나 가요를 책이 아니라 반으로 접히는 종이에 한 곡씩 따로 인쇄해서 팔았던 악보다. 1980~90년대까지 집집마다 피스 악보 몇 개씩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대유행을 하다가 요즘은 사라졌다. 주로 피아노와 기타 연습용이었고 특유의 종이 냄새가 났다. 싼 건 300원, 비싼 건 500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삼호출판사와 을지출판사가 양대 산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막 중학생이 되었던 내가 제일 아끼던 피스 악보는 조지 윈스턴의 ‘땡스 기빙’과 미국 드라마 <맥가이버> 주제곡. 기분이 좋아지고 싶으면 <맥가이버>을 두들겼고, 뭔가 좀 센치한 느낌적 필링에 젖어들 때면 조지 윈스턴을 연주하며 몸을 흐느적거렸다. 가끔은 감정 과잉으로 연주 중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도 있다. 녹음이라도 해놓을 걸. 그 시절 싸구려 영창피아노 소리가 문득 듣고 싶어지네.

 

비록 전성기는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뉴에이지 음악의 효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세상은 세기말보다 더 정신없고 각박해졌으니.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래저래 시끄러운 지금, 오랜만에 조지 윈스턴의 <디셈버> 음반을 들어보자. 한때 그의 영롱한 피아노 소리에 즐거워하고 또 슬퍼하던 ‘아재’와 ‘언니’들이라면 추억을 떠올릴 좋을 기회다. 뉴에이지 음악이 낯선 세대라면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지그시 눈을 감고 가슴 속 오솔길로 발을 내딛어볼까.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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