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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신해철, 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3주 전 조회 6 댓글 0

신해철, 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오디오 칼럼니스트 한지훈이 소개하는 흥미진진한 Hi-Fi 이야기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일요일 저녁, 식당에서 혼자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던 제 귀에 들린 그의 노래.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오므라이스에 소주라니 이게 가당키나 한 조합이겠느냐마는 그의 허무한 죽음에 비할 바겠습니까? 결국 식당에서 'Lazenca, Save Us'를 듣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Deep Purple

< Deep Purple >


그를 처음 본 것은 Deep Purple의 첫 내한 공연장에서였습니다. 지인의 도움으로 기자석에 앉아서 보게 되었는데 바로 옆자리에 넥스트 멤버들이 왔었죠. 앙코르곡이었던 'Highway Star'와 'Smoke on the Water'를 의자 위에 올라서서 미친 듯이 불렀던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제 책을 편집했던 "ize"의 강명석 편집장님이 저와 故 신해철 님의 만남을 주선했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성격이 똑같은지 둘이 만나면 멱살 잡고 싸우거나 아니면 정말 친한 형 동생이 될 것 같다면서요. 그 약속을 지키기 전에 그는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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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데뷔 때부터 그의 죽음 직전까지의 음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생각하게 할 만큼 스펙트럼이 넓은데요. 예쁜 아이돌 가수(데뷔 무렵)에서 대한민국의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그룹의 수장으로(넥스트), 여기에 테크노 음악의 선두 주자([Crom's Techno Works])에서 28인조 빅밴드 멤버와 함께한 재즈 보컬리스트([The Songs for One])까지, 그는 트로트를 제외하고는 대중음악의 모든 장르를 거친 뮤지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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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그의 음악에 어울리는 오디오 시스템 역시 그의 음악적 변천사와 함께 달라졌죠. 다시 말해 그의 음악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라면 다양한 오디오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뜻이고요. 그렇기에 오늘은 그가 작업한 앨범 중에서 'The Destruction of the Shell - 껍질의 파괴'가 수록되어 있는 넥스트 2집 [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을 골랐습니다.

 

 

김세황 & 데빈

< 김세황 & 데빈 >


대부분의 하드록/헤비메탈 계열의 음악이 그렇지만 넥스트의 음악은 특히나 기타의 멜로디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신해철은 좋아하는 기타 사운드의 성향이 뚜렷했는데요. 하이프렛에서의 강력한 속주가 그것입니다. 그렇기에 넥스트 출신의 기타리스트는 - 정기송, 임창수, 김세황, 데빈 리, 박웅, Tommy Kim 등 - 모두 속주에 능한 테크니션 계열의 기타리스트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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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기타는 80㎐부터 대략 1,200㎐까지의 대역을 재생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근음(根音, fundamental)만을 측정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실제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해보면 위의 이미지와 같은 스펙트럼을 보입니다. 지난 글에서도 썼던 바와 같이 소리는 근음 외에 배음(倍音, harmonics)이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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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의 왼쪽은 어쿠스틱 기타, 오른쪽은 디스토션 이펙터를 사용한 전기 기타의 주파수 스펙트럼인데요. 한 눈에도 알 수 있듯이 전기 기타의 주파수 스펙트럼이 훨씬 넓고 에너지(그래프 상에서의 진폭(amplitude). 필자 주)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고역이 강조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어떤 스피커를 사용해야 할까요?

 

제대로 만들었다면 스피커는 유닛이 많이 달릴수록 대역 간 밸런스가 좋고, 그렇기에 중첩되는 대역의 악기들이 잘 구분됩니다. 예를 들면 같은 모니터 스피커라고 할지라도 2웨이 스피커인 ATC SCM20 보다는 4웨이 스피커인 JBL 4344로 대편성을 들을 때에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잘 구분됩니다.

 

B&W 800 시리즈

< B&W 800 시리즈 >


이건 어쩔 수 없는 구조상의 한계이기에 같은 등급의 스피커라면 2웨이 스피커보다는 3웨이 스피커가, 3웨이 스피커보다는 4웨이 스피커가 관현악 같이 악기 수가 많은 음악을 들을 때에 장점을 발휘합니다. 대부분의 클래식 전용 녹음 스튜디오에서 B&W 800 시리즈를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음악으로 시선을 옮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니어필드 모니터 스피커의 상징과도 같았던 야마하의 NS-10M을 비롯해서 제네릭의 1031A까지 대중음악을 녹음하는 대부분 스튜디오에서는 2웨이 스피커를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합니다. 3웨이 스피커나 4웨이 스피커보다는 2웨이 스피커가 소리의 다이내믹스나 온도감, 밀도감을 잘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JBL 4344

< JBL 4344 >


쉽게 이야기하자면 녹음이 잘 되어있는 음반을 JBL 4344 같은 스피커로 들으면 무대 한가운데에 가수의 위치가 정확하게 그려지고 그러면서 각각의 악기 – 기타, 베이스, 드럼이 아니라 깁슨 레스폴과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그리고 펜더 재즈 베이스와 타마 드럼의 킥드럼, 스네어, 탐탐, 플로어 탐, 하이햇, 크래쉬 심벌, 라이드 심벌, 스플래쉬 심벌 등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소리가 좀 밋밋하게 들립니다. 그렇기에 같은 음반이라고 하더라도 2웨이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가 4웨이 스피커로 바꿔 들으면 밥을 못 먹고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에 비해 2웨이 스피커는 4웨이 스피커보다는 소리의 분리도가 떨어지지만 훨씬 밀도감이나 온도감이 큽니다. 그렇기에 대중음악, 그중에서도 보컬을 주로 들으시는 분은 3웨이 스피커보다는 2웨이 스피커를 선호합니다. "뽕짝에는 알텍"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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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을 기분 좋게 감상하기에 좋은 스피커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이 음반을 듣기 위한 스피커로 JBL 4408이라는 스피커를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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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오디오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브랜드지요. 수많은 자동차에 달려있는 스피커이기도 하고요. 이렇듯 흔한 브랜드이기에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한 가지만 이야기하죠. JBL은 1946년도에 창립된 회사이고 주인이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지금은 삼성전자의 자회사) 1946년도부터 지금까지 JBL이라는 이름으로 스피커를 만든 회사입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는 감이 오실 겁니다. 단적인 예로,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최고 오디오 수리의 장인 두 분은 각각 JBL 4312와 JBL 4411을 오디오 수리에 사용합니다.

 

JBL 4408

< JBL 4408 >


그러면 왜 그 많은 JBL 스피커 중에 JBL 4408이라는 스피커를 골랐을까요? 첫째로 이 스피커의 물리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이 스피커는 2웨이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목적 자체가 프로용 모니터 스피커이다 보니 모니터 스피커의 장점인 정확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서도 2웨이 스피커의 장점인 신나고 흥겨운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크로스오버 주파수(스피커의 각 유닛별로 재생하는 주파수 대역이 분리되는 주파수. 필자 주)가 2,500㎐로 요즘의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해 비교적 낮다 보니 그만큼 트위터에서 나오는 소리의 비중이 크고, 그렇기에 중고역에 치우친 N.EX.T의 음악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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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68A >


다른 이유로는 앰프와의 조합이 어렵지 않습니다. 대부분 스피커는 잘 어울리는 앰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길을 찾는 게 오디오라는 취미지요. 바로 그것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주화입마에 들고 있고요. 그런데 이 스피커는 대략 50W 정도의 출력만 된다면 그 어떤 앰프에 연결해도 꽤 훌륭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럭스만의 L-68A 인티 앰프에 연결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들었지만 꼭 그 앰프가 아니더라도 산수이 7070이나 8080등의 70년대 일제 리시버에 연결하면 대부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스피커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중고 스피커의 가격이 수천만 원짜리가 득실대는 요즘 시대에 중고가 50만 원 정도의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을 보여주는 스피커는 정말 흔치 않습니다. 물론 저 앨범을 이 스피커보다 더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는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앨범의 진정한 가치를 좀 더 많은 분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스피커를 고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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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CD를 넣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The Destruction of Shell : 껍질의 파괴' 이 한 곡을 제대로 들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저 스피커는 구할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귀를 후벼 파는 기타와 드럼의 속주와 환골탈태라는 말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신해철의 성장은 "이거 신해철 맞아?"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죠. 그 외에도 '이중인격자'나 마지막 트랙인 'The Ocean - 불멸에 관하여'를 위에서 소개한 조합으로 듣게 된다면 오디오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도 "아, 이래서 오디오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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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봉인한 기억을 다시 꺼내 글을 쓴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을 쓰는 데에는 다른 글을 쓸 때보다 몇 배의 시간이 걸렸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게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됐던 음악에 대한 보답과 "음악가 신해철"이 많은 사람들에게 "좌빨 독설가"로 기억에 남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할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그를 기억해야 할 이유로 충분합니다. 지금 "신해철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한지훈 (오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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