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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23년 전 조회 22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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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음악을 한답시고 실력도 없으면서 겉멋만 잔뜩 들어 설쳐대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저러니까 우리 나라가 이 모양이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건 내가 기타를 배우기 전에도, 그리고 기타를 배우는 지금 현재도

늘상 하던 말이었고, 항상 느끼던 생각이었다.

기타를 배우기 전엔 더했다. 일반인이 실용음악과를 가느니 어쩌느니,

rocker가 꿈이라느니.. 기타를 배운다느니 하면, '그래, 잘도 되겠다, 그러니까

딴따라라는 소리를 듣는거야...쯧쯧..'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기타를 배우게 되면서 그런 인식들은 서서히 사라져 갔지만,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기타친다고 난리치는...

그건 재미있게도 바로 나였다.

최근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 생각 속에서 나 자신을 비춰봤을 때,

거기엔 그렇게 내가 싫어하던 내 모습이 있었다.

난 내가 기타를 배운다는 것 그 자체를 가지고,

남과 다른 특권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고 지내오진 않았을까?

음악은 때론 자기 자신에 대한 한계를 느끼게 만들고 반성을 하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교만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자부심'이 아닌, '자만심'.

처음부터 쥐뿔도 없는 게 프라이드만 강한 게 나였지만,

그리고 취미든 직업이든 음악이라는 것에 몸을 담그려면

어느 정도의 프라이드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난 노력도 하지 않고 성질만 부리고, 잘 안되면 '시간이 없어서' '지금 슬럼프라서..'

'난 재능이 없나봐..' 이렇게 자기합리화하기에만 급급했다.

얼마 전에, 나름대로 우리들 주변에선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애가 작은 공연을 하나 끝마친 후,

자기 자신이 실망스럽다는 얘길 내게 했다.

그렇게 할거면 음악 때려치우라는... 그런 날카로운 충고도 들었단다.

순간 내가 더 뜨끔해지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나 자신조차 만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를 속이고, 관객들을 속여가면서

무대에 섰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였을까?

이렇게저렇게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었을지 몰라도,

나 자신을 내가 부정할 순 없으니까 말이다.

취미로 해온답시고, 난 음악에 대해 너무 쉽게만 생각해온 것 같다.

이렇게 대충대충 해나가는 건 참지 못하고, 남한테 지는 걸 정말 싫어했었던 나였는데

이젠 그렇게 안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해이함,나태함과... 스스로에 대해 억지위로를 하려는 바보같은 모습만 남아 있다.

내겐 이런 일이 비단 음악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음악뿐만 아니라, 공부도, 내 삶의 다른 모든 것들도...

어떻게 보면 안정적인 걸 버리고 모험이라 할 수도 있는 것들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겨우 이렇게 하려고 그 많은 것들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온 걸까?

좀 깨어났으면 좋겠다. 저절로 여기서 끄집어내지기만을 바라는 내가 한심스러울 뿐이다.

다시 뭔가 다짐하기 위해서 이렇게 혼자 넋두리를 쓰고 있지만,

이렇게 또 '잘해야지'하는 생각을 방치만 해 둔 채

또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겠지.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가!!

아, 정말 요즘엔 왜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 걸까?

생각없이 사는 것도 문제지만,

생각이 생각을 낳고 고민을 낳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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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롱스타킹2003.03.09. PM 10:58 답글수정삭제신고
  오오~ 감동임다 -_- 동감
Hyde(훍)2003.03.07. PM 10:50 답글수정삭제신고
  앗;;;;;;

두마디 했네 -_-;;
Hyde(훍)2003.03.07. PM 10:49 답글수정삭제신고
  음 한마디로

맞다데스

스바라시~
Taiji2003.03.06. PM 9:52 답글수정삭제신고
  저도...

기타를 치면서..

겉멋만 잔뜩들어있는거 같네요..

제가 공부안하고 노는애들을보고

한심하다고 했는데..

저도 그렇게 되었다는걸 깨달았을때의 느낌이 또 든다는..;;
꼬마수노2003.03.06. PM 7:40 답글수정삭제신고
  가슴에 와닫는 그런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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